조각가의 랜턴 - GWON OSANG

조각가의 랜턴

2025-2026 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대나무 살, 전구와 전원 코드, 조광기 Ø 45 cm

Provenance

작가 소장, 2026

About The Work

'조각가의 랜턴' 연작은 실제 조명의 기능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조각입니다. 작가는 조각의 표면에 우주와 행성 이미지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조각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이 작품에서 빛은 단순히 내부를 밝히는 도구가 아니라, 조각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만질 수 없는 대상이지만 역설적으로 조각 고유의 부피감과 덩어리감(양감)을 시각적으로 만들어낸다. 내부에서 발산된 빛은 주변에 있는 다른 조각의 표면을 비추며 작품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빛의 흐름에 따라 조각의 영역을 공간 전체로 확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예술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가능성을 모색하며, 조각과 조명, 그리고 인테리어 오브제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실험을 선보인다.

이번 연작에서 작가는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의 조등(아카리 조명)이 지닌 조형적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흥미로운 매체적 전환을 시도했다. 그동안 "가벼운 조각"을 표방하며 아이소핑크와 사진이라는 상징적인 재료를 다루어 왔던 작가가 이번에는 빛과 한지를 선택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빛의 투과율을 극대화해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이사무 노구치 조명 특유의 동양적인 미감과 정서의 깊이를 현대적인 조각의 맥락으로 끌어오려 한 의도였다.

조명의 외피를 섬세하게 감싸고 있는 것은 아득한 우주와 신비로운 행성들을 포착한 사진 이미지들이다. 수많은 별과 행성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우주의 거대한 풍경은 작가가 정교하게 구축해 낸 조각의 형태와 결합해 작품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소우주(Microcosmos)"를 이룬다. 이 소우주가 머금은 빛은 외피의 우주 이미지를 관통해 밖으로 흘러나오며 주변을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으로 가득 채운다. 관람객들은 조각이 발산하는 환상적인 우주의 빛 한가운데 서서, 무한한 공간으로 확장되는 기념비적 조각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